[같이사는이야기] 13. 길냥이 토라 입양일기

  • 한민경 컬럼니스트

입력 : 2016.09.23 14:21

2012년 9월 22일 일기를 다시 꺼내며

오늘은 토라와 묘연이 맺어진지
4년되는 날입니다.
그날 썻던 일기를 다시 읽어보니
많이 새롭네요.

 

2012년 9월22일 토요일.

토요일 아침일찍
서둘러 랍비를 데리고
독립문동물병원을 갔다.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어떤 남루한 복장의 할머니가
프라다로고가 프린트된
종이쇼핑백을 들고
병원으로 들어오셨다.
다짜고짜 간호사에게 버려진
길고양이가 죽어간다며
쇼핑백을 보여줬다.
그 작는 봉투안에는
눈병으로 떡진 고름이
두눈을 완전히 덮어버린
탯줄도 안떨어진
아깽이 두녀석이 담겨있었다.

불쌍하게 버려진 아깽이들
불쌍하게 버려진 아깽이들
불쌍하게 버려진 아깽이들


할머닌 계속 아이들이 불쌍해서
죽을까봐 데려왔는데
자신은 키울 형편이 안된다며
하소연을 하셨다.

 

간호사언니도 원장님도
약은 주겠지만 맡을 수가 없다며
더 난감해 하셨다.
중간에서 멀뚱 멀뚱
그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프라다 쇼핑백을 들고 집에 와 있었다.

신생묘는 처음이야... 집사 어설프지?
신생묘는 처음이야... 집사 어설프지?
신생묘는 처음이야... 집사 어설프지?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가 맡기로 했다.

랍비나 어린이는
거의 다 커서 키웠기 때문에
이런 신생묘는 처음이었다.

집사야, 먹는데 목이 접혀 불편하구나
집사야, 먹는데 목이 접혀 불편하구나
집사야, 먹는데 목이 접혀 불편하구나

 

시간마다 안약 넣어 주고,
두시간 끼니마다 우유 타 주고.


조절 못하는 아깽이들이
계속 아무데나 오줌을 싸대서
하루에 몇번을 이불빨래를 해야했다.

 

말라뮤트 같은 표정 지어봐~
말라뮤트 같은 표정 지어봐~
말라뮤트 같은 표정 지어봐~

 

그런데 눈도 못뜨던 녀석들이
두눈을 부릎뜨도 제 눈을 보며
밥달라고 쳐다보는데 너무 이뻤다.

 

다행히 실명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원장님의 전화에 마음이 놓였다.

랍비침대 편하구나
랍비침대 편하구나
랍비침대 편하구나

 

좀 더 건강해지면
좋은 부모가 나타나겠지.

목 조르는 거 다 안다
목 조르는 거 다 안다
목 조르는 거 다 안다

 

그때까진
다함께 같이 살아보자.

 

 

..... 그리고 2016년 9월22일 목요일

현재


현재까지 토라는 언니 오빠들
그리고 저와 함께
같이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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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팠던 눈도 다 낳아서
수술은 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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