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냥빨'데이를 아십니까?

  • 김윤경

입력 : 2016.10.24 20:51

반려동물 제대로 목욕 시키는 법

 

“목욕하자”라는 소리가 떨어지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반려동물들.

숨어있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끌어내기는 했으나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꾸만 도망을 가 애먹는 것은 기본, 할퀴고 물리며 목욕을 시키고 나면 다음 관문이 기다린다. 바로 털 말리기이다. 사람보다 청각이 예민한 개나 고양이에게 드라이 소리는 큰 스트레스다.

목욕을 마치고 나면 자신을 목욕을 시킨 보호자를 한동안 피해 다니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밥 먹기를 거부한다. 심지어 토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목욕. 하지만 매번 미용샵에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목욕’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

 

[by Blessa Kitty] 첫 목욕 중인 고양이 [CC BY-NC-SA]
[by Blessa Kitty] 첫 목욕 중인 고양이 [CC BY-NC-SA]
[by Blessa Kitty] 첫 목욕 중인 고양이 [CC BY-NC-SA]

 

동물 행동학 전문가는 ‘목욕=놀이, 간식’이라는 긍정적인 인식과 목욕습관을 심어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한다. 권장 시기에 따라 예방접종을 진행 중인 대부분의 개나 고양이는 생후 8주에 접어들면 대개 생애 첫 목욕을 하게 된다.
 

이 시기는 사회화 골든 타임이라 불리는 생후 3~14주령 사이로, 대부분의 외부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때이다. 이때 동물이 놀라지 않을 만큼 물을 조금씩 튀겨도 보고 적셔도 본다.

이 과정 중간마다 간식을 내어주고 칭찬을 더한다면 사회화기의 동물은 목욕을 '즐거운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때를 놓쳤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보호자가 충분한 마음의 여유와 시간을 갖고 이런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조금씩 다가간다면 반려동물의 두려움도 줄어들어 원활한 목욕시간을 가질 수 있다.

 

[by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푸들 테디베어 컷
[by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푸들 테디베어 컷
[by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푸들 테디베어 컷

 

목욕방법을 배우기에 앞서 알아둬야 할 것은 ‘교감’이다. 이때 좋은 방법은 충분한 브러싱 시간을 가지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동물 사료 제조회사인 네슬레 퓨리나사는 “브러싱 작업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엉킨 털을 미리 제거함으로써 세정력을 높일 수 있다.”며 브러싱 과정의 또 다른 중요성을 전했다.

충분한 교감을 가졌다면 미끄럼사고 방지를 위한 매트를 깔고 샴푸에 들어간다. 미국 수의학 박사인 스테파니 아널드 박사(Stephanie Arnold, DVM, MPH.)는 “사람의 샴푸를 동물에게 사용하면 피부 산성도가 깨져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등으로 인한 각종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 했다. 사람의 피부 pH 농도는 5.5로 약산성을 띠지만, 개나 고양이 등 소동물의 피부 pH는 6.2~7.2 사이로 조금 더 순한 중성에 가깝다. 사람의 피부를 세정하는 데에 맞춰진 제품이 동물의 피부에는 무척 자극적인 것이 그 이유다. 또한, 피부층이 사람보다 2배 이상 얇을 정도로 약하기 때문이다.

몸에 물을 묻힐 때는 털에 덮인 피부까지 충분히 적셔 샴푸질 하는 것이 좋다. 골든 레트리버와 같이 겉 털이 방수기능을 하는 겉 털을 가진 동물은 더욱 꼼꼼히 적셔준다. 몸 적실 때는 발끝, 꼬리 끝부터 서서히 시작하고, 물의 온도는 사람의 팔뚝에 물을 댔을 때 ‘따뜻하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면 된다. 

 
[by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푸들 무스타슈 컷
[by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푸들 무스타슈 컷
[by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푸들 무스타슈 컷
 

스테파니 아널드 박사는 목욕 주기에 대해 “피부 컨디션, 생활패턴, 건강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털이 더러워지거나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면 보통 2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개체의 크기나 털의 길이, 털의 특성에 따라서도 그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그루밍 습성을 가진 고양이는 이보다 목욕 주기가 더 길어지기도 한다. 고양이의 침에는 냄새를 없애주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털을 말릴 때는 청각이 예민한 동물을 위해 저소음 드라이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빠른 시간 내에 꼼꼼히 말려주고 다시 브러싱을 해 목욕을 마친다.

 

[by petzine] 홍대 청춘고양이. 그루밍 중인 고양이
[by petzine] 홍대 청춘고양이. 그루밍 중인 고양이
[by petzine] 홍대 청춘고양이. 그루밍 중인 고양이

 

목욕 마친 개가 이불이나 바닥에 몸을 비비는가 하면, 고양이는 목욕 후 그루밍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야생에서의 생존 본능 때문인데, 물에 젖어 체온이 떨어진 것을 끌어올리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이다. 샤워를 하며 사라진 자신의 체취를 되찾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보호자는 이런 동물들의 습성과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차가운 타일과 물줄기 소리, 큰 소리내는 보호자. 이 모든 환경은 개와 고양이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안 좋은 기억을 남겨주기에 더할 나위 없다. 보호자는 개와 고양이가 목욕에 적응될 때까지 모든 과정 중간중간마다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면, 공포의 고양이 빨래하는 날, 냥빨데이는 서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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