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질해주고 싶은데... 빗만 보면 으르렁거리는 개, 방법은?

  • 김윤경 PD

입력 : 2016.11.25 10:11

빗질에 익숙하지 않은 개를 브러싱 해 주다 보면 개도 사람도 지친다.

하지만 발톱을 깎거나 빗질, 눈곱 떼기, 양치질, 귀 청소, 항문낭 짜는 일 등은 사람과 살아가며 매일, 혹은 수시로 해야 하는 일이다. 아기를 돌보듯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런 보살핌을 소홀히 하면 개는 발톱 때문에 관절이 상하고 치석이 끼어 치과 질환으로 이어지며 피부병 등에 걸리기 쉽다.

개도 어린아이처럼 처음엔 목욕하고 관리받기 싫어하지만 익숙해지면 이런 보살핌이 좋은 일이란 걸 알고 이내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에도 좋다.

 

[by Matthew] 빗질을 마친 개 [CC BY-NC-ND]
[by Matthew] 빗질을 마친 개 [CC BY-NC-ND]
[by Matthew] 빗질을 마친 개 [CC BY-NC-ND]


#생후 2주부터 시작하는 그루밍 교육

'그루밍(grooming)'이란 말은 원래 마부(groom)에서 유래한 말이다. 마부가 말을 빗질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을 그루밍이라 한다. 동물의 털 손질, 몸단장을 뜻하는 말로 발전했다.

강아지는 이른 시기부터 그루밍 교육이 필요하다. 강아지 발톱은 생후 약 2주만 지나도 날카롭다. 어미가 젖을 물릴 때 불편함이 없도록 다듬어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발톱을 깎으면 발톱의 신경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비교적 약한 강도부터 점차 범위나 강도를 넓히며 개가 익숙해지도록 한다. 발을 만지며 놀아준다든지 발가락을 만진 후 간식을 준다. 발톱깎이를 보여도 줘본다. 강아지가 발톱깎에 호기심을 보일 때 냄새를 맡도록 내버려 둔다. 또 다시 보상을 반복한다. 발톱 하나를 깎아본 후에도 간식이나 칭찬, 놀이 등을 곁들여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더 나아가 가볍게 몸을 브러싱질 해준다. 귀를 만지거나 입 벌리기 놀이 등도 시도해본다. 동물메디컬센터W 최갑철 원장은 “대부분의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화기(생후 약 3주령~12주령)가 다양한 교육을 시도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라고 말했다. 단, 무리하지 않는다. 안 좋은 인식은 독이 된다. 몇 주, 몇 달에 걸쳐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면 그루밍에 익숙한 강아지로 성장할 수 있다.

 

[by DaveMBarb] 하이파이브 하는 개 [CC BY-NC-SA]
[by DaveMBarb] 하이파이브 하는 개 [CC BY-NC-SA]
[by DaveMBarb] 하이파이브 하는 개 [CC BY-NC-SA]

 

#늦은 시기는 없다

개가 몸 관리에 친숙하지 않은 이유는 대개 두 가지다. 어릴 때 그루밍 관련 접촉이 적었거나 이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후자는 보호자의 강압적인 태도나 아팠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개에게 그루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주기란 쉽지 않다. 사회화기 강아지보다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개가 이런 상황에 친숙해지게끔 보호자가 많은 시간과 인내를 투자한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역조건 부여’ ‘둔감화’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빗질이나 발톱 손질, 귀 청소 등에 친숙하지 않은 개는 이런 행위를 거북하게 느낄 수 있다. 보상으로 먹이, 놀이, 칭찬 등을 부여하면 개의 기준에서 ‘싫긴 하지만 좋은 점도 있구나’라고 여긴다. 자연스레 개는 그루밍이 ‘기분 나쁜 경험’에서 ‘괜찮은 경험’ 혹은 ‘교감의 경험’으로 바뀌는데, 이를 역조건 부여라 한다. 이어 개의 거부 반응도 점차 줄어들게 되는데, 이것이 둔감화 과정이다.

최 원장은 “두 가지 원칙만 잘 지켜지면 빠르면 하루 만에도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라며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길면 몇달이 걸릴 수도 있으니 절대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고통스러운 기억이 남지 않게 엉킨 털을 뜯기거나 발톱을 잘못 잘라 피가 나게 해서도 안 된다.

몸 관리, 그루밍을 비롯한 케어는 교감의 출발점이다. 혼을 내거나 강압적으로, 또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교감의 일과’로 변해야 한다.

개의 인식을 변화시켜주면 개와 보호자 모두 편해진다. 개가 빗질이나 양치질 등의 일과를 당연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보호자는 '부지런'해야 한다.

 

도움말 : 동물메디컬센터W 최갑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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