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냥이의 행복한 하루] 9. 고양이와 함께 식사를...

  • 컬럼니스트 주호석

입력 : 2017.04.13 13:11

식사시간엔 어김없이 내 무릎에 오르는 녀석들

브루스와 와잇스팟이 어릴 때부터 갖고 있는 흥미로운 습관이 하나 있다. 내가 식탁 의자에 앉으면 앉자마자 내 무릎 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것이다. 집안 어딘가에서 잠을 자거나 놀거나 하다가도 어떻게 아는지 내가 식탁 의자에 자리를 잡으면 꼭 나타나서 그렇게 행동한다. 식탁에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있더라도 꼭 내 무릎 위로만 뛰어오른다.  

와잇스팟이 있었을 때 두 녀석이 동시에 내 무릎에 뛰어오르다 한 녀석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내가 마른 몸이라서 내 무릎이 그리 넓지가 않아 두 녀석이 앉아있기에는 매우 협소하고 불편한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두 녀석이 자리가 좁아 겨우 걸치듯 앉아 있는데도 서로 자리다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외 테이블 위에 앉아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브루스
야외 테이블 위에 앉아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브루스
야외 테이블 위에 앉아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브루스


녀석들 때문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건 나다. 한쪽 손으로 녀석들을 붙잡고 한쪽 손으로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녀석이 동시에 올라와 있을 때는 아예 식사를 중단하고 두 손으로 안아주어야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아내가 '아니 다른 사람 무릎도 있는데 왜 자기 무릎 위에만 올라 앉는 거야? 비쩍 마른 그 무릎이 그렇게도 편안한가 보지?' 하고 약간 비아냥거리는 투로 농담을 하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야 녀석들이 나를 좋아하니까 그렇지' 하고 말을 받는다.
 

주방 식탁 의자위에 함께 앉아 있는 와잇스팟과 브루스
주방 식탁 의자위에 함께 앉아 있는 와잇스팟과 브루스
주방 식탁 의자위에 함께 앉아 있는 와잇스팟과 브루스


속담에 '고양이한테 생선 맡긴다'는 말이 있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양이한테 생선 좀 지켜달라고 맡겨봐야 헛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와잇스팟과 브루스는 식탐을 하지 않는다. 식사중 내 무릎 위에 앉아있기는 해도 식탁 위의 음식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설사 식탁에 생선이 올라 있어도 그걸 탐하거나 혀를 널름거리는 일이 없다. 어쩌다 생선이나 다른 음식을 조금 떼어서 먹으라고 주어도 잘 먹지 않는다.

식탁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브루스가 먹고 싶어 하는 게 딱 하나 있다. 김(Sea weed)을 좋아하는 것이다. 식사 중에 우리가 김을 먹게 되면 그걸 먹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심지어 고개를 숙이고 자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도 김이 든 비닐봉지를 뜯는 소리가 들리면 어떻게 아는지 고개를 번쩍 들고 두리번거린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김을 먹는 경우엔 포장을 뜯자마자 브루스부터 김을 작게 잘라서 먹인다.

김을 주면 항상 허겁지겁 아주 맛있게 먹는데 재미있는 것은 브루스가 한 번에 먹는 김의 정량이 도시락 김 딱 한 장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더 먹지 않을까 싶어서 한 장을 더 주려고 하면 아예 내 무릎에서 뛰어내려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그렇게 좋아하는 김인데 왜 딱 한 장만 먹는 것으로 만족하는지 알 수가 없다. 소금처럼 짠 음식이 고양이 건강에 아주 안 좋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브루스는 내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으면 항상 내 무릎위로 올라와 함께 있는다
브루스는 내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으면 항상 내 무릎위로 올라와 함께 있는다
브루스는 내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으면 항상 내 무릎위로 올라와 함께 있는다


하긴 브루스가 적게 먹는 게 김뿐만이 아니다. 강아지나 다른 동물과 달리 브루스는 한번에 먹는 양이 매우 적다. 자주 먹기는 해도 절대로 과식은 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사냥을 좋아하는 동물들이 먹잇감이 있으면 잡아서 포식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브루스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잠잘 때 쪽잠을 여러 번 자듯이 먹는 것도 소량의 먹이를 여러 번 먹는 게 브루스의 식습관이다. 그것도 소식하는 식습관을 갖고 있는 나를 닮아서 그런지 모른다.

식탁에서 브루스가 내 무릎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약간씩 다르다. 특히 처음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경우 표정이 두 가지로 나뉜다. '브루스가 참 귀엽네요' 혹은 '브루스가 아빠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네요' 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은 하지 않지만 내심 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밥 먹는 자리에 고양이가 함께 있을 수 있느냐'며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고 음식에 고양이 털이 날아 들어갈까 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다.

나도 예전엔 고양이를 무척 싫어했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의 표정만 보아도 그게 어떤 뜻인지 아주 쉽게 그리고 빨리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반응을 보이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다만 고양이에 대해 별로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한테는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일단 고양이를 한번 키워보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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