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견 경매장을 아시나요? 개가 물품처럼 취급되는 ‘실태’ 심층취재

  • 김윤경 PD

입력 : 2018.07.30 09:41

국내 애견농장과 경매장의 현실

국내 애견 농장과 애견 경매장 환경을 들여다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국내 애견 농장 환경은 무척 열악하다. 그렇다 보니 농장견들은 오물이 산처럼 쌓인 곳이 방치돼 있거나 피부병,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아쉽게도 소위 말하는 ‘가정견사’나 ‘전문견사’도 애견 농장과 다를 바 없이 운영되는 곳이 많다. 물론 양심적인 애견 농장이나 가정견사, 전문견사 중에도 개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며 운영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 적은 이윤을 얻더라도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견사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애견 경매장과 농장은 환경이 열악해 개의 위생 상태나 건강 등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내 애견 경매장과 농장은 환경이 열악해 개의 위생 상태나 건강 등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저작자 by Liv, flickr (All Rights Reserved)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boered/3081778797/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애견 경매장’
국내 애견유통과정을 살펴보면, 반려견 유통구조에는 1차 생산자가 있다. 이는 애견 농장과 가정견사, 전문견사 3가지를 일컫는다. 애견 농장에서 태어난 개들은 ‘경매장’을 통해 전국의 샵으로 유통된다. 루디힐 애견운동장 염승봉 대표는 “애견 경매장은 한국과 일본에 존재하는 특이한 유통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애견 경매장은 일본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동남아나 미국, 유럽 등에는 애견 경매장이 없다. 유럽이나 미국 등은 분양을 원하는 사람이 직접 브리더를 찾아 개를 분양 받고, 이밖에는 펫샵에서 브리더에게 개를 분양받아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농장 출신 개 ‘퀄리티’가 낮은 이유
일본은 개를 생산하는 브리더의 이름과 경매되는 개의 종견, 모견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유전적 결함이 있는 개는 경매되지 않고 유찰된다. 자연스레 개의 질(퀄리티)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깨끗한 사육이 필요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브리더들이 비용과 시간을 할애해 힘쓴다. 샵에서도 개를 제공한 브리더의 정보를 공개해 언제든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평을 좋게 받을수록 다른 브리더의 개보다 높은 가격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아쉽게도 한국의 경매장은 일본과 다르다. 국내에는 총 11곳가량의 경매장이 있는데, 대부분 ‘비밀’에 가까운 공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또, 국내 경매장은 농장주들이 쉽게 돈을 취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경매된 개는 다음날 정오까지 반품 신청하지 않으면 반품 불가능하다. 하지만 경매장은 농장주(판매자)들에게 다음날 오후 1시쯤 일괄 입금해준다. 농장주는 반품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농장주는 개의 퀄리티에 대한 신경을 크게 쓰지 않고 책임감도 떨어지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3월부터 브리더들은 생산업과 판매업을 허가받아야 브리딩이나 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판매업(기존 펫샵) 역시 허가를 받아야만 개를 팔 수 있다. 염승봉 대표는 “아직 멀어 보이지만, 바뀐 법으로 인해 국내 애견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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