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함께가는세상] 애견이 경매장서 유통되는 나라… ‘한국과 일본’ 뿐입니다

  • 염승봉 펫진 칼럼니스트(한국애견연맹 심사위원)

입력 : 2018.08.27 08:22

경매장 환경은 일본보다도 못해

오늘은 한국에서 애견이 유통되고 있는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지만 꼭 알아야 하는 현실이다.

반려견의 유통 구조에는 1차 생산자가 있다. 1차 생산자는 ▲애견농장 ▲가정견사 ▲전문견사 3가지로 나뉜다. 애견농장은 그간 많은 언론에서 다루었듯, 녹슬고 좁은 케이지, 치우지 않아 산처럼 쌓인 오물, 피부병 만연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더 좋은 환경이라 여겨지는 가정견사와 전문견사도 아쉽게도 애견농장같이 운영되는 곳이 많다. 이들은 말로는 "우리는 애견농장이 아닌 가정견사 혹은 전문견사입니다"라고 하지만 실제로 찾아가 보면 운영체계와 개들이 사는 환경이 애견농장과 같은 경우가 많다. 물론 애견농장, 가정견사, 전문견사 중에도 적은 수이지만 애견에게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며 운영 중인 곳도 있다

 /저작자 by Andrew Parmanand, flickr (All Rights Reserved) 출처 www.flickr.com/photos/andrewparmanand/34823098751


1차 생산자는 애견을 번식시키는 일을 한다. 이렇게 태어난 개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매장'을 통해 전국의 샵으로 판매된다. 주목할 점은 애견 경매장이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유통 과정이라는 것이다. 동남아나 미국, 유럽에는 애견 경매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보통 펫샵이 브리더에게 분양받아 다시 판매하는 형태를 취한다. 유럽과 미국은 일반인이 직접 브리더에게 연락해 분양받는 분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샵에서는 애견을 분양하지 않고 오직 관련 용품만 판매한다.

애견 경매는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시작됐다. 한국은 지난 1980년대 도입됐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경매에는 동물 판매 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다. 즉, 일반인은 참여할 수 없다. 경매 시작 가격은 개의 질(퀄리티)에 따라 정해지고, 각 자리에 비치된 리모콘을 누르면 5000원 혹은 1만원씩 올라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일본의 경우 개를 생산한 브리더의 이름과 경매되는 개의 종견, 모견을 알 수 있는 시스템 이다. 건강하지 않고 유전적인 문제가 있는 개를 데려온 브리더의 개는 경매되지 않고 유찰된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깨끗한 사육시설을 갖춘 곳에서 건강하게 자란 개가 아니면 경매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브리더는 개를 키우기 좋은 환경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할애한다. 샵에서도 브리더의 정보를 제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브리더의 개는 다른 브리더의 개보다 높은 가격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이로 인해 일본의 브리더는 항상 노력할 수밖에 없다.

 /eddy photo


아쉽게도 한국의 경매장은 일본과 다르다. 아직 까지는 '비밀에 가까운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경매장은 일본과 같이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고 들었지만, 아직 이러한 노력이 만연하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브리더들은 생산업과 판매업을 허가받아야 브리딩 및 판매를 할 수 있고 판매업(기존펫샵)도 허가를 받아야 개를 판매를 할 수 있게 바뀌었다. 기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된 것이다. 이로 인해 환경 실사를 거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각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주게 됐다.

다른 나라보다 다소 늦은 감이 있고, 완벽하게 명확하고 효과적인 개정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로 인해 많은 부분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당장 경매장이 없어지고 애견농장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법이 보완, 개정되고 소비자들의 구매 방법이 변화되면 한국의 애견 유통 과정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

다음 컬럼에서는 애견농장, 가정견사, 전문견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염승봉 위원은…
한국애견연맹(KKF, FCI) 치와와·퍼그·비숑프리제 심사위원이자 한국애견연맹 도그쇼 촬영 전담 사진 작가이다. 한국애견연맹 견종표준서 집필에 참여했다. 국내 최초로 미국 유카누바 도그쇼 롱코트 치와와 BOB(Best Of Breed) 상력, 국내 최초 월드 도그쇼(이탈리아) 스무스코트 치와와 BOB 상력을 획득했다. 현재 루디힐 애견운동장 대표도 맡고 있다. 루디힐은 지난 2004년 한국애견연맹 치와와 전문 견사로 정식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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